일본 단편 추리 소설 추천 | 탐정클럽 – 진실을 사고파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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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단편 추리 소설 추천 | 탐정클럽 – 진실을 사고파는 사람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읽다 보면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든다. "이 사람은 인간을 어디까지 들여다본 걸까." <탐정클럽> 은 살인 트릭의 기발함보다, 사건을 의뢰하는 사람의 마음과 그 진실을 '돈으로 해결하려는 태도'에 더 오래 시선이 머무는 작품이다. 정의로운 탐정이 등장해 악을 차단하는 이야기를 기대했다면 이 소설은 조금 다르게 다가온다. 여기서 탐정은 정의의 편이 아니다. 그들은 오직 의뢰인의 편 이며, 진실조차도 계약의 범위 안에서만 다룬다. 그래서 이 책을 덮고 나면 사건은 해결됐지만 마음은 쉽게 정리되지 않는다. 형제책방에서 이 책을 꺼내 들며 '추리소설이지만 인간 소설'이라고 느꼈던 이유다.
줄거리
<탐정클럽>은 하나의 장편이 아니라 여러 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미스터리 소설집이다. 각 이야기의 중심에는 일반인에게는 존재조차 알려지지 않은 비밀 조직, '탐정클럽'이 있다. 이 탐정클럽은 아무나 이용할 수 없다.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에 있거나, 막대한 비용을 지불가능한 사람만이 이들의 문을 두드릴 수 있다. 정보 제공자의 개인정보는 대부분 살인이나 범죄와 관련되어 있지만, 의뢰인의 목적은 단순히 범인을 잡는 데 있지 않다. 어떤 이는 진실을 숨기고 싶어 하고, 어떤 이는 특정 사실만 밝혀지길 원하며, 어떤 이는 법이 아닌 다른 절차의 해결을 바란다. 탐정클럽은 그 요구를 정확히 수행한다. 그들이 밝히는 진실은 항상 의뢰인의 이익에 맞게 조정된다. 그래서 사건은 해결되지만, 독자는 매번 묘한 찜찜함을 안고 다음 이야기를 넘기게 된다. 단편마다 구조는 비교적 간결하다. 사건이 제시되고, 탐정클립이 개입하며, 의외의 방식으로 결말이 난다. 하지만 그 결말은 늘 '정답'이라기보다 '선택'에 가깝다.
느낀 점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탐정이라는 존재의 위치였다. 우리가 익숙한 탐정은 진실을 밝히는 사람이다. 하지만 <탐정클럽>의 탐정들은 진실을 관리하는 사람에 가깝다. 무엇을 밝히고, 무엇을 덮을지 그 판단은 윤리가 아니라 계약에 따라 이루어진다. 그래서 이 책의 긴장감은 범인이 누구인가에서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이 진실이 세상에 드러나도 되는가", "드러난다면 누구에게 유리한가"라는 질문에서 생긴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이 단편집을 통해 정의와 진실이 반드시 같은 방향을 향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차분하게 보여 준다. 그리고 그 사실이 현실과 닮아 있다는 점에서 이야기는 더욱 서늘해진다.
읽는 내내 탐정클럽이 불편했다. 하지만 동시에 이들이 존재할 법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이 소설은 재미있으면서도 편하게 읽히지는 않는다. 책장을 덮고 나서야 이 불편함이 작품의 힘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추천하는 이유
1. 히가시노 게이고의 또 다른 얼굴을 만날 수 있다 대형 반전이나 감정적 서사보다 구조와 설정, 인간의 선택에 집중한 작품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세계를 조금 다른 각도에서 보고 싶은 독자에게 적합하다. 2. 단편이지만 가볍지 않다 각 이야기의 분량은 짧지만 주제가 던지는 질문은 묵직하다. 한 편을 읽고 나면 자연스럽게 생각이 길어지는 소설이다. 3. '정의란 무엇인가'를 다시 묻게 된다 법, 진실, 도덕이 서로 어긋날 때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는지 독자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다.
마무리
<탐정클럽>은 사건을 해결해 주는 소설이 아니라 사건 이후의 마음을 남기는 소설 이다. 진실 전부이 밝혀지는 것이 반드시 옳은 일일까. 누군가의 삶을 지키기 위해 진실이 거래되는 순간은 정당화될 수 있을까. 히가시노 게이고는 이 질문에 답하지 않는다. 탐정클럽이라는 장치를 통해 독자를 그 상황 한가운데 세워 둔다. 형제책방에서는 자극적인 추리보다 생각할 거리를 남기는 미스터리를 좋아한다면 이 책을 조용히 추천하고 싶다. 단정한 문장 속에 숨겨진 불편함이 오래 남는 독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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